인지주의 학습이론-1. 톨만의 잠재학습 2. 통찰학습

2022. 8. 30. 23:50교육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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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지주의 학습이론의 주요 원리는 다음과 같다. 첫째, 학습자는 능동적인 존재다. 행동주의 관점에서 학습자는 환경에 반응하는 수동적인 존재다. 그러나 인지주의 관점에서 학습자는 새로운 정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며, 능동적으로 지식을 구성한다. 특히 학습자는 제시된 정보를 있는 그대로 부호화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사전 지식과 연계하여 지식을 능동적으로 구성한다. 둘째, 인간의 반응은 사전 경험에 따라 다양하다. 인지주의 관점에서 학습자의 머리는 진공상태가 아니다. 학습자는 자신의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다양한 학습 성과를 나타낸다. 반면, 행동주의자들은 백지설의 인간관을 가지고 있어서 인간의 인지과정을 중시하지 않는다. 인간은 자극 1을 주면, 사전 경험에 따라 반응 1, 반응 2 또는 그 이상의 다양한 반응을 할 수 있다. 셋째, 학습은 행동 잠재력의 변화까지 포함한다. 행동주의는 학습을 직접 경험에 근거한 행동의 변화로 정의하였다. 그리고 변화는 밖으로 표출되는 시행착오를 통해 점진적이어야 한다고 하였다. 하지만 인지주의는 학습을 직접 경험을 뛰어넘는 행동의 변화 그리고 행동 잠재력의 변화로 정의하였다. 즉, 변화의 과정이 내면적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1. Tolman의 잠재 학습

  에드워드 톨만은 연구에서의 객관성을 강조하고 동물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하였지만, 그는 학습을 단순한 자극과 반응의 연합으로 설명하는 행동주의와 달리, 눈에 보이지 않는 인지적 변화도 학습에 포함된다고 주장하였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쥐의 미로 실험 결과"를 제시하였다. 그는 쥐들을 서로 다른 강화조건을 가진 세 집단으로 나누어 미로 학습을 시켰다. 첫 번째 집단의 쥐들은 첫날로부터 미로 찾기 학습에 성공할 때마다 강화, 즉 먹이를 받았다. 두 번째 집단은 성공하여도 어떠한 강화를 받지 못했다. 세 번째 집단은 첫날부터 10일째까지는 강화를 받지 못하다가 11일째부터 강화를 받았다. 그 결과 첫 번째 집단은 실수를 범하는 횟수가 꾸준히 줄어든 반면, 두 번째 집단은 실수가 크게 줄지 않았다. 이 두 집단의 결과는 행동주의 강화 이론으로 설명될 수 있다. 한편, 세 번째 집단은 10일까지는 두 번째 집단과 비슷한 실수를 보이다가 11일째부터 실수가 급격하게 줄어들어 12일째부터는 첫 번째 집단과 비슷한 정도의 실수를 하였다. 행동주의 이론이 맞다면, 세 번째 집단의 실수는 11일째부터 점진적으로 줄어들다 20일째 되었을 때 첫 번째 집단과 비슷한 정도를 보여야 하나, 세 번째 집단은 12일째에 첫 번째 집단과 비슷한 정도의 실수를 보였다. 따라서 톨만의 연구는 세 번째 집단의 쥐들이 10일 동안 강화물이 없어도 무언가를 학습했음을 시사한다. 이들의 머릿속에는 미로에 대한 지도가 이미 그려져 있었던 것이다. 톨만은 이를 인지도(환경의 여러 특성과 위치에 관한 정보를 그림 또는 지도와 같이 형태화 한 정신적 표상)라고 하였다. 또한 그의 연구는 눈에 보이지 않는 인지적 변화도 학습이며, 이러한 학습은 강화와 관계없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을 톨만은 잠재 학습이라고 하였다. 이처럼 학습이란 단순이 자극-반응의 연합이 아니라, A 행동을 하면 A 결과를 얻을 것이라는 기대를 학습하는 과정이고, 그 결과를 얻기 위해 행동한다고 주장한다. 즉 행동의 '목적지향성'을 강조한다. 따라서 그의 이론을 목적적 행동주의라고 부른다. 그런 행동주의의 자극→반응의 공식에 유기체를 포함한 자극(S)→유기체(O)→반응(R)의 공식을 제안함으로써 인간의 행동을 결정하는 유기체의 기대, 목적, 인지도 등의 내부 인지과정의 중요성을 역설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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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통찰 학습

  독일에서 출현한 형태주의는 유기체가 환경을 잇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환경을 능동적으로 구조화하고 조직함으로써 형태를 구성한다고 하였다. 대표적인 이론가인 울프강 쾰러는 행동주의자들의 자극-반응의 연합을 통한 점진적인 반응으로서의 학습을 거부하였다. 그는 아프리카에서 유인원연구소 소장으로 근무하면서 침팬지의 문제 해결 능력을 알아보는 실험을 하였다. 침팬지 우리 안에 바나나를 높이 매달아 놓지만 침팬지는 바나나를 따려고 해도 손이 닿지 않아 이내 포기한 듯 구석에 가서 앉는다. 침팬지는 우리 안에 있는 상자들을 한참 쳐다보다가 갑자기 일어나서 상자를 쌓고 그 위에 올라가서 바나나를 따서 먹는다. 이러한 침팬지의 문제 해결은 행동주의 이론의 한계점을 드러냈다. 첫째, 행동주의에 따르면 학습은 지속적인 시행착오를 경험하면서 점진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나, 이 실험에서 침팬지는 문제 해결 과정에서 오차가 거의 발생하지 않았으며, 갑자기 완전한 형태로 문제를 해결하였다. 둘째, 행동주의에 따르면 학습은 자극과 반응의 반복적인 연합으로 이루어진다. 따라서 침팬지는 상자를 하나씩 이용할 때마다 강화를 주어야 한다. 그러나 쾰러의 실험에서 침팬지는 강화를 받지 않았음에도 한순간에 여러 상자를 조합할 수 있었다. 이 실험을 통해 침팬지를 포함한 고등동물의 인지과정을 설명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학습에서의 통찰 이론을 제안하였다. 통찰 학습은 문제 상황에서 관련 없는 여러 요인이 갑자기 완전한 형태로 재구성되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뜻한다. 즉, 서로 관련 없던 부분의 요소들이 유의미한 전체로 갑자기 파악되면서 문제 해결을 위한 수단과 목적으로 결합된다. 이때 학습자는 '아하'현상을 경험하게 된다. 이와 같은 통찰을 통해 획득된 지식은 다른 상황에 쉽게 전이되며 오랫동안 기억된다. 이러한 통찰은 그리스의 물리학자 아르키메데스도 경험하였다. 그리스 시칠리아 섬인 시라쿠사의 왕 히에론이 갓 만든 금관을 구했는데, 그 금관이 은이 섞였다는 소문을 듣고 아르키메데스를 불러 감정할 것을 명령하였다. 며칠을 골몰하던 그는 우연히 목욕탕 욕조에 몸을 담글 때 물이 넘치는 것을 보고 "유레카(알았다!)"를 외치며 옷도 입지 않은 채 목욕탕에서 뛰쳐나왔다. 즉, 금관의 감정이라는 문제 상황과 욕조의 물이 넘치는 상황을 유의미한 전체로 파악하면서 문제 해결을 위한 의미 있는 인지구조를 형성한 것이다. 이와 같은 통찰을 통해 획득된 원리는 부력의 법칙으로 정립되어 배가 뜰 수 있는 기본 원리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문제 해결에 활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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